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 2
인생이 묻고 손이 답하다
약 30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 사람의 손. 해부학적으로 접근해도 그 신경의 연결과 섬세함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감성’의 눈으로 접근하면 손은 인생 그 자체다. 태어나 처음 잡은 엄마의 손, 온갖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세상을 주무른 손, 자신의 일을 찾아 굳은살이 박이고 피가 나도 올곧게 달려온 손, 또 마지막에는 곁을 지켜준 이에게 온기를 전하고 땅에 놓일 손. 우리네 사람들은 이 ‘손’에 무얼 쥐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안다. 자신의 손에 무엇을 쥐느냐가 인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돌 된 아이가 손에 무엇을 쥐는지 그렇게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손에 무엇이 쥐어져 있는지, 또 무엇을 쥘 것인지 생각하지 않는다. 사는 것이 바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을 놓아버린다. 그것이 때로는 가족이고, 때로는 꿈이다. ≪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21세기북스, 각 권 13,800원, 1ㆍ2권 동시 출간)의 저자 김용훈은 자신의 꿈을 놓지 않고 살아온 100인을 만났다.
꿈꾸는 손은 길을 잃지 않는다
1, 2권이 동시 출간되는 이 책은 우리 시대의 평범한 소시민부터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인물들까지 따뜻한 손들을 각 권에 50명씩 소개한다. 각 장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이자 하나의 직업에 대한 깊은 사색 그 자체다.
그저 청춘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기타를 품어보던 시절, 함춘호가 그것을 일생의 업으로 받아들이고 피를 토하는 고통을 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또 테니스 선수였던 남자가 카지노의 전문 딜러가 된 데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한지장 장용훈이 몸이 곱고 손이 곱도록 60년을 한결같이 일하게 한 한지의 매력은 무엇일까, 오로지 독학하여 혼자 힘으로 우리나라 도검 기술의 끊겼던 맥을 되살린 전통 제철 장인 이은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고액 연봉을 포기하고 냉방에 살면서도 포기하지 못한 맹금류와의 소통으로 범사 남승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또한 30여년 집에 들어가는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많았다는 형사 고병천의 삶에는 어떤 보람이 있는 것일까, 카레이서 김의수가 0.001초의 차이로 생사가 갈리는 폭풍 같은 질주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성에서 시간을 전달받는 디지털 시대에 태엽을 감으며 아날로그 감성을 놓지 않는 시계 수리 명장 남재원의 고집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백발이 성성하도록 큐를 놓지 않는 노장 양귀문의 정신은 무엇일까, 공동묘지에서 셔터를 눌러대며 자신의 길을 결정한 사진작가 이상일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한여름 골방에서 창문 하나 열지 않고 끝없이 베틀을 돌리는 나상덕 할머니의 인내는 어디서 온 것일까….
어디 하나 닮은 구석 없는 100인의 이야기, 하지만 그들이 인생을 대하고 세상을 대하는 자세는 꼭 닮았다. 그들은 자신의 손에 새겨진 인생의 무늬를 책임질 줄 안다. 자신이 잡았던 것, 품었던 것들을 고스란히 기억하며 매일 새롭게 태어난다. 잊혀 가는 것들을 움켜쥐고, 뚝심으로 자신의 길을 가고, 대화를 넘은 소통을 이끌어내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대의 장인들, 그들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다.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을 만나보기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손이 가진 가치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지금 당신의 손은 무엇을 쥐고 있는가? 또 어떤 이들의 손과 감응하고 있는가? 먼 훗날 당신의 인생 점수를 논하려면, 지금 당신의 손이 얼마나 중요한 과정을 겪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당신의 손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손이다. _서문 중에서